2023.
11. 19
장애학이란 장애를 개인의 결함으로 보지 않고 장애를 둘러싼 정치, 경제, 환경적 요인에 대해 집중하며 장애인의 참여를 중시하는 다학제적 학문이다.
[장애학의 원칙]
사회적, 문화적 맥락
1.
장애에 대한 의료적 모델을 넘어서서 진부적인 연구, 개입 패러다임(사회적 모델)을 채택한다.
2.
개인과 환경사이에서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서의 장애를 파악한다.
→ 더 이상 질병이나 손상을 가진 개인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환경에 대한 부정을 문제 삼아서 이를 교정하려 시도하지 않는다. 사회복지학은 상황 개선에 주목하기 때문에 장애학과 조금 다른 맥락에서 장애를 다룬다.
장애학 | 사회복지학 |
개인의 경험에 주목
장애학에서는 장애인의 어려움을 연구함에 있어서 그 사람의 질병이나 손상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 내에서 그 개인의 독특한 경험에 주목해서 탐구하고자 함. | 상황적인 개선 |
3.
장애인의 광범위한 시민권,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한 사회 정책을 개발하고자 한다.
→ 기존 정책은 장애인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고, 그 도움의 정도나 방법이 충분치도 않았다. 또, 장애인을 항상 ‘도움 받는 위치에만 있게 했다’. 부족한 정책들 뿐이었지만 생존이 위태로웠던 장애인들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됐다. 더 이상은 혜택, 시책의 맥락이 아니라 장애인의 시민권, 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장애학의 입장이다.
4.
장애학은 문학과 영화등에서 세상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를 둘러싼 사회적 통념, 미신, 고정관념, 미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서 집중한다.
→ 장애인이 등장하는 문학 동양의<벙어리 삼룡이>, <백치 아다다>, 서양에서는 <노트르담의 곱추> 등에서 장애인과 장애가 묘사되는 방법이 시간과 공간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결같다’는 문제가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장애를 보는 시각이 비슷했다. TV 매체에서 등장하는 장애인들은 모금 프로그램에서만 주인공이 되고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사람이었다. 장애를 둘러싼 사회 통념과 미신, 혹은 미디어에서 재생산되는 고정관념이 장애인을 무섭고, 더럽고, 불쌍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인을 신비한, 초인적인 사람으로 보는 문화도 지양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내면의 아름다움보다 외적인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선망한다면 장애인은 소외될 수 밖에 없다.
역사적 맥락
역사 속에서 장애인이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를 분석한다. 세계사 속에는 장애인의 분리, 시설화, 장애인의 불임 시술, 우생학, 유전학, 장애인 안락사(히틀러 치하의 역사), IQ 테스트, 자선 사업 등 장애와 관련된 많은 슬픈 역사가 있었다.
→ 사회적 진화론, ‘적자생존’ 이 자연계에 가장 적합한 개체만 살아남는다> 부적합한 사람들을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버린다는 이론. 사회로부터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지만, 역사적으로 시설은 사회로부터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시설이 누구를 보호하고 있는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수 학급, 재활 교육 등 아직도 분리된 시설의 형태가 사회 곳곳에 남아있다.
또, 장애가 다음 세대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장애인의 번식을 막았다. 장애에 대한 불임과 함께 장애인의 데이트, 결혼, 임신 등 후에 이어지는 과정들을 막으려하는 공공연한 노력들이 사회에 번져있다. 의학이 발달한 초기에 인류는 장애를 없앨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지만, 점차 그럴 수 없음을 인지하면서 장애인을 없애겠다는 논리 대신 ‘우등한 유전자’를 퍼트리겠다는 우생학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적극적 우생학(우등한 유전자인 사람의 번식을 촉진)과 소극적 우생학(열등하다고 판단되는 알콜중독자, 성매매 여성 등의 번식을 막음)이 나뉘어 우생학 중심의 문화가 확산되었다. 독일 히틀러는 ‘자비’의 이름으로 장애인 25만명을 가스실에서 죽이기도 했다. 이러한 우생학의 맥락은 현재 사회에서도 공공연하게, 은밀하게 행해지고 있다. 장애인에게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논하기 전에 살아생전에 ‘존엄하게 살 권리’를 먼저 보장하라. (미국에서는 안락사 합법화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미칠 악영향을 고려하며 안락자를 의사가 도와준 자살(PAS)라고 보고 있다, 관련 장애인 단체 Not Dead Yet) IQ 테스트는 이미 지닌 한계나 모순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특수 교육이 필요한 지적 장애인을 구분하는 평가 기준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인간을 분류하고, 인간에게 숫자를 부여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너무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테스트 방법은 지적장애인이 지닌 가능성을 보기 보다 그가 가진 무능함을 먼저 보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자선 사업 역시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취급하는데 일조했다.
장애학은 여러 학문 분야의 접근법과 통합된다
장애학이 연동되는 부분에는 교육학, 심리학, 문학, 퀴어학, 역사, 종교학, 사법 등 장애학과 통합되거나 장애학의 접근법이 적용되고 있다. 장애인은 모든 소수자 집단 안에서조차 소외받는, 억압받는 주체였다.
장애인과 학계, 전문직이 융합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장애계에 당사자주의라는 개념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장애학에서의 당사자주의? 장애인이 당사자로서 자시느이 장애 상황을 인식하고 인권, 사회적 참여, 자기결정권 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주의는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며 목표가 아닌 수단적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아직 한계가 있는) 역사적으로 장애인은 자신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위치로 격하되어 왔으며 장애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자리에서도 장애인이 접근하지 못하는 등의 일이 있었던 것이다. 즉, ‘장애인 없이 장애인에 대해서 논하는 자리’가 많았던 것.
그렇다면 누가 진정한 당사자인가?
당연히 장애인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는 장애인이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비장애인 주류사회와 투쟁하는 한에 있어서는 ‘비장애인 활동가도 장애인 부모도 당사자일 수 있다는 겁니다.’ 장애인으로서 살아오면서 느낀 ‘자존감과 억압의 경험을 공유한 사람’이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 장애학에서는 당사자원칙과 장애학의 원칙을 공유하는 누구로부터 기여도 존중합니다. 장애인을 위하는 자리가 아니라 장애인과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장애학의 접근법]
인문학적 접근법과 사회과학적 접근법
인문학적 접근
인문학적 접근법 | 사회과학적 접근법 |
사회 내에서 장애를, 종종 개인화한 관점에서 주목하고 무엇이 장애인에 대해서 고정관념과 억압을 만들게 되는지 고찰한다.
→ 장애 차별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장애를 하나의 사회, 정치적인 이슈로 연구한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고찰하고 재정 정치적인 권리에 집중한다. 장애인 개인보다는 전체를 다루는 법률과 정책에 주목한다.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화예술의 힘 영화 ‘도가니’를 통해 개정된 사회복지사업법이 통과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문화예술의 힘, 장애와 연결되었을 때 바꿀 수 있는 사회의 모습.
출처: 문화예술 내일_ 조한진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