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1_ 윤기나는 세상

아, 도시 한 가운데 공원이 턱을 괴고 누워있다.
걸어보고, 나무 구석 구석 뛰노는 새 소리도 듣고, 사람들이 복작이는 것도 확인한다. 앉았다가, 하늘을 봤다가, 땅을 살핀다. 떼깔 좋네. 사랑받는 공원은 떼깔이 좋다. 구석구석 윤이 나고, 참기름 칠한 듯이 사람 돌아다니는 게 어색하지 않다. 제 팔자 좋다고 자랑하는 공원을 누비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유모차와 휠체어가 지나고, 새들은 대화하고, 어린이는 씽씽이를 탄다. 공을 막 차다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 어린 시선도 한 번 받고, 청년들은 아이스크림을 서로 먹여주다 푸하하 웃는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과 시간이 더해질수록 공원은 더 윤택해진다. 반질반질해진다. 나는 이런 곳이 좋다. 세상의 모든 곳이 윤기가 났으면, 떼깔이 좋았으면 좋겠다.
조경가로서 어떤 공간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나는 너무 다양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서 반들반들 손 떼가 묻은 곳이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