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에 위치한 설리번 센터에서 조경 식재 봉사를 하기로 했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도착한 센터에는 봄처럼 화사한 꽃 화분 묶음 여러 개가 있었다. 종류도 가지각색에 노랑색부터 보라색까지 다양한 색을 띄고 있었다. 하나같이 예쁜 꽃들이었는데, 색이 강하는 인상이 들 정도로 쨍해서 곁에 계셨던 정옥주 교수님께 따로 이유가 있는지 여쭤봤다. 교수님은 웃으면서 설리번 센터는 저시력자를 포함한 시각 장애인들이 학습을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강한 색감의 식재를 사용하려 한다고 답했다. 이때 조경이 정말 세심해야 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식물을 고르고, 배치하는데도 정말 신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교수님께서는 오늘도 꽃을 식재할 때 어떻게 심으면 좋을 지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 중 기억에 가장 남은 것은 ‘식물에도 얼굴이 있어서 식물의 선형과 꽃의 위치 등을 고려해 심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정성을 들여 고르고, 심은 꽃과 가꾼 공간이 오래토록 이 자리에 남아 공간에 발 뻗은 모두가 즐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