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arch

필연적으로 모든 인간에게는 눈을 감아도 눈꺼풀 안 쪽에 남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베를린에 장애인과 성소수자, 어린이와 노인 등 사람 사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왔습니다. 환경조경디자인학도로서 공간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땅에 몸붙이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함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강의를 듣고 도시를 걸으며 느꼈던 것은 한국에서 부재했던 가치들이 여기 버젖이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포용적인 사고와 디자인, 자유의 문화, 따뜻한 무관심과 역사를 기억하는 방법들이 수업과 도시에 스며있었습니다. 베를린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오래 남아서 마치 물체를 오래들여다보다 눈을 감아도 그 잔상이 남아 있듯이 제 삶에도 잔여될 듯 합니다. 모든 숝간을 함께 해준 여러분과 새로운 인연들에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