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V 임팩트 레터 01 [포용력 있는 도시를 위한 디자인]
2023.02.04
MSV 임팩트 레터를 소개하며
MSV는 Magazine for Social Value와 Meet Social Value의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 브랜드로, 포용적인 디자인을 통해 세상의 이슈를 분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낸다. 앞선 글에서는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를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MSV 임팩트 레터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뉴스레터와 유사한 형식인 임팩트 레터는 인클루시브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 ‘포용적인 디자인’ 그리고 ‘접근성’에 대한 내용을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2021년 8월 ‘포용력 있는 도시를 위한 디자인’을 시작으로 ‘고령자를 포용하는 UX 디자인’까지 현재 총 51개의 임팩트 레터를 찾아 볼 수 있다.
포용력 있는 도시를 위한 디자인을 요약하며
첫 번째로 발행된 MSV 인클루시브 디자인 인사이트는 ‘포용력 있는 도시를 위한 디자인’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포용적인 도시에서는 시각 외 다른 감각을 통해서도 충분히 도시 환경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맹 시각장애인 건축가 크리스 도우니Chris Downey의 인터뷰를 통해 청각, 촉각, 후각 등의 컨텐츠 발전이 도시 공간을 훨씬 풍부하게 만드는 동시에 다양한 도시 주체를 포용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다. 추가로, 사이먼 캐스퍼슨의 ‘이상적인 도시의 핵심적인 원리’와 에릭 첸의 ‘ODA의 뉴욕 공공 공간 프로젝트 컨셉’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찾아 볼 수 있다.
먼저 눈에 띄였던 것은 크리스 도우니의 이야기였다. 그의 이야기는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이동’에 나오는 ‘사회에서 약자로 분류되는 사용자들을 고려하여 제품과 공간 그리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보편적인 대다수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했다. 장애인, 임산부, 노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을 이해하고 수용했을 때, 비로소 그 주체가 느끼는 ‘불편’뿐만 아니라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먼 캐스퍼슨과 에릭 첸은 도시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이먼은 풍부한, 접근 가능한, 공유하는, 안전한, 유용한 등의 가치를 들며 포용적인 도시를 꿈꿨다. 한편, 에릭은 뉴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도시의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공 영역을 확장’할 필요성을 느끼며 녹지 확대와 접근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주장하고 있는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글에서 언급된 모두가 ‘포용적인 도시 환경’을 위하고 있다는 점은 동일했다. 이 임팩트 레터에는 단편적이고, 일방향적인 이익보다 다방면적으로 사용 주체와 환경을 돌아보고 포용적인 변화를 주는 디자인사례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크리스 도우니가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크리스 도우니가 손으로 점자 건축 도면을 살피고 있는 모습.
밑줄 그은 문장과 생각들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다른 감각으로 도시를 경험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시는 행복한 곳이 되어야 합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은 ‘두려움’을 위한 디자인이 되는 것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접근성이라는 아이디어는 그것보다 훨씬 더 풍성합니다. 거기에는 ‘즐거움'이란 개념도 존재합니다.빌딩과 공원과 도시 여기저기에서 볼 수 없거나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경험하는 사람들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기쁨에 어떻게 말을 걸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접근성 디자인은 단순히 접근을 허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 능력을 가지고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상상해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정말 깊은 이해를 가지고 몰입해보는 수준까지 가야 합니다.”
위 문장들은 이번 MSV 임팩트 레터에 나오는 것들 중 세 개를 선정한 것이다. 의도치 않게 모두 크리스 도우니의 말들로 채우게 되었는데, 그건 그가 말하고 꿈꾸는 ‘포용적인 도시’가 내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임팩트 레터 본문에서 찾아 볼 수 있듯이 ‘시각’은 공간과 장소를 익히고 누리는 데 있어 중요한 감각 기관이다. 머물고 있는 곳이 안전한 곳이지, 익숙한 곳인지, 목적한 ‘그 곳’인지 등을 분별할 수 있는 직관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 도시는 대부분 시각 기관을 중심으로 계획되었고, 청각, 촉각, 후각 등의 다른 감각 기관이 중심 기관으로서 공간을 설명하는 경우는 드물다. 크리스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시각이 주가 아니라, 부가적인 역할만 하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봤다. 예상치 못하는 장애물이 길을 방해하지 않고, 다른 감각 기관을 통해 충분히 원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고, 시각적인 요소 없이도 목적지까지의 이동이 즐거우며, 도착했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생각한 것들을 쭉 따라오다보니, 조경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재 환경조경디자인을 배우고 있는 학생으로서 자연이 줄 수 있는 컨탠츠를 고민해봤다. 자연은 색채와 소리, 질감, 향기 등 다양한 경험을 도시 환경에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포용적인 도시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최근 조경 학회에서는 ‘사운드 스케이프(Sound Scape)’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운드 스케이프란 창시자 레이먼드 머레이 쉐이퍼(Raymond Murray Shafer)의 정의에 따르면 ‘자연물과 동식물, 인공적인 소리, 그리고 청자를 둘러싼 환경의 소리에 대한 인식 모두를 포괄하는 소리 환경’을 의미한다. 이처럼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도 장소를 풍경화할 수 있는 기관으로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린 것이다.
이번 임팩트 레터를 읽으면서 점차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도시 주체가 있음을 이해하고 점차 모두를 포용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장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보고, 행동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포용적인 도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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