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우연히 한 음악에 꽂히면 한 달 내내 그 노래를 듣고,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입에 맞는 메뉴를 찾으면 그 메뉴만 1년을 찾아 먹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이 나다.
나는 맛있으면 한 놈만 패는 놈인지라 나름 음식의 정도를 걸었다고 할 수 있다. 신뢰를 위해 아주 작은 일화를 한, 두 가지 이야기 해본다.
고등학교 시절 ‘베트남 쌀국수와 새우볼’ 그리고 ‘복숭아 우롱차’ 이 세 가지 음식에 빠졌었다. 평일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살았기 때문에 오직 주말, 일주일에 두 번씩 학원을 다니면서 점심과 저녁을 모두 쌀국수와 새우볼로 먹었다. 이 생활을 약 1년 반 정도 했으니 쌀국수 가게 사장님은 내가 문을 여는 순간 조리를 시작하셨을 정도였다. (대학생이 된 지금은 사장님과 눈물의 이별을 한 상태이지만..)
식후에는 복숭아 우롱차를 판매하는 카페로 향했는데 한 때 쌀국수 만큼이나 카페 음료를 너무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한 달에 그 카페에서 복숭아 우롱차로만 40만원이 넘게 긁힐 정도로.
대학에 입학해서는 ‘스콘’에 꽂혀 전국의 카페를 돌며 끼니를 스콘으로 때웠다. 클래식 스콘, 무화과 스콘, 누네띠네 스콘, 옥수수 스콘 등등 그 때 내 평생 먹을 스콘을 다 먹은 듯 싶을 정도로 먹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학교 앞, 특정 카페로 스콘을 먹으러 정말 매.일.매.일 출근했다….
이렇듯 하나를 좋아하면, 진-득하게 무언가를 아끼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소개를 해줄 때도 자연스레 진심을 담아 소개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이렇게 좋아하는 곳들이 여러 곳 생겼는데, 그 음식과 이야기들을 나만 즐긴다는 게 마음에 걸려, 조금씩 식당과 카페를 소개해보려 한다.
‘이 맛있는 걸 나만 먹을 순 없지’ 시리즈는 맛있는 걸 사랑하는 글쓴이가 이러한 마음으로 적는 글이다. 현재 대전과 경기도를 오가며 지내고 있어 대부분의 추천 장소가 두 지역에 한정될 예정이다. 참고로, 사진에는 영 재능이 없지만 서툴더라도 귀여운 마음으로 봐주면 고맙겠다!
글은 가벼운 마음으로, 음식은 진심으로 즐겨주시길!
2024.
03.
이맛도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