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주민의 세가지 삶, 숲에서 교차하다, 삼삶숲의 발표자 이시은입니다.
삼삶숲은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일대에 위치한 약 22만 헥타르의 부지를 기본으로 설계된 숲입니다. 대상지는 청주 일반 산업 단지와 맞닿아 있으며, 특징적으로 일반 주거 단지와 공업단지가 맞닿아 있고 자연 녹지 지역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닌 곳이었습니다.
저희는 본격적으로 설계를 진행하기 전, 대상지의 자연, 인문적 현황과 함께 청주시가 내세우고 있는 비전을 검토하여 주목해야할 청주의 자원과 문제점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청주는 도시화로 인해 자연 녹지 지대의 비율이 감소하며 도심 열섬 현상 발생은 물론 대상지가 위치한 흥덕구 자체가 침수 위험 지대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청주의 연도별 미세/ 초미세 먼지의 비율 또한 4개년 연속 기준치보다 높은 비율로 관측되었습니다. 이런 미세먼지는 공단뿐만 아니라 풍향, 지형 등 간접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도 분석되었습니다.
또한, 생활권별 1인당 공원서비스 접근성이 청주의 타 생활권과 비교하여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공원일몰제 상황 또한 겹쳐 녹지 공간 축소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녹지 축소는 청주민뿐 아니라 도심에 서식하는 생물종에게도 위기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음에 주목했습니다.
인구적 특징을 살폈을 때 청주는 비교적 청년, 중장년 층의 인구가 많으나 전국적 고령화 현상에 따라 65세 이상노인 인구 구성비가 증가해, 지난 22년부터 고령 사회에 진입한 현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과 문제점에 주목하며 분석한 결과 저희는 현재 청주가 겪고 있는 미세먼지 피해, 수해, 도시 열섬 현상과 악취 등의 문제로부터 청주민을 보호하고, 산업 단지와 주민의 관계를 새롭게 연결지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현재 겪고 있는 녹지와 생물 다양성의 부족, 그리고 사람과 사람 간의 간극을 매우고자 했습니다. 결국, 산업단지, 생태,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교차하는 새로운 공간의 필요성을 실감했습니다.
삼삶숲은 이처럼 산업단지와 자연이 사람을, 또 더 나아가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숲입니다. 입체적인 세가지 삶이 교차하고 포용한다는 의미에서 삼삶숲이라 이름을 정했고, 나무가 우거져 무성하다라는 뜻의 삼삼하다에서 의미를 빌려 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저희는 삼삶숲을 통해, 청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자 했습니다.
저희가 가장 먼저 그려낸 삶은 ‘청주산업단지와 공생하는 삶’이었습니다. 대상지 곁에 있는 청주산업단지를 완전히 차단하고 분리해 내는 것이 아니라, 산업단지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로부터만 주민들을 보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청주민과 삶을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주체로 산단을 해석하고자 했습니다.
먼저 산업단지와 미세먼지는 고질적으로 연결되어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었습니다. 특히 대상지가 위치한 복대동과 봉명동 일대는 타 지역에 비해 유해물질의 수와 검출 비율이 월등히 높았는데요, 청주의 바람길이 북서쪽으로 나있어 청주 산업단지에서 유출되는 먼지와 함께 다른 소각장 등에서의 유해물질 도 대상지를 향하고 있음을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흡착과 흡수, 차단, 침강 등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방지할 수 있는 수종을 고려, 총 세가지 기능을 할 수 있는 일명 미세먼지 저감숲을 계획했습니다.
이 숲은 기능에 따라 차단숲, 저감숲, 바람길 숲으로 나뉘며, 각각 식재밀도와 기능 등이 다르고 대상지의 형태를 반영하여 각 공간 특성에 맞게 배치하였습니다. 화면에 보시는 것처럼 숲은 세분화되어 바람길 숲은 왼편에, 미세먼지 차단숲은 오른 편에 계획했는데요, 청주시 바람의 방향과 산업단지의 배치 등을 동시에 고려하여 먼지의 차단과 바람의 확산, 연결을 고려했습니다.
산업단지가 청주민과 공생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문제는 침수와 도시열섬, 그리고 악취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고려하여 저희는 도시의 불투수 면적을 감소시키고 저류공간을 만들어주는 LID 공법을 이용한 식재 설계를 제안하는 동시에 다층적으로 식재를 계획하여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다음으로 저희가 주목했던 삶은 ‘자연이 박동하는 삶’이었습니다. 대상지가 위치한 곳은 환경성평가지도의 비오톱 등급을 살핀 결과 녹지 분절 현상이 심각했는데요, 이에 따라 사람뿐 아니라 동식물에게도 녹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녹지가 얇고 긴 띠와 같은 모양임에 주목했고, 이를 강점으로 살려 띠녹지를 계획해 우암산의 솔부엉이 등 근처 서식하고 있는 포유류와 조류의 쉼터 혹은 먹이 숲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선형의 녹지가 분절된 청주의 자연을 이어줄 수 있도록 삼삶 커넥터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싱가포르가 추진하고 있는 공원을 잇는 파크커넥터 개념을 활용하여 대상지를 넘어서 청주의 미호천, 부모산, 우암산과 근처 공원까지 다양한 녹지를 이어줄 수 있는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특히 앞서 분석한 청주의 다양한 자원들을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도록 보행코스와 자전거 코스로 분류해 동선을 설정하여 청주 시민들의 삶 속에 자연이 깊이 스밀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삼삶숲에서 그린 삶은 ‘시민 서로를 마주하는 삶’이었습니다. 청주시민이 함께 손을 잡고 삼삶숲을 관리하는 주체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그려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바람에서 나온 것이 도시숲 시민관리단 ‘삶살리미’입니다. 삶살리미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서로를, 동식물을, 도시숲을 살린다 하여 세가지 삶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들은 삼삶숲에서 개최하는 상설/ 단기 프로그램의 관리는 물론 세부적인 운영까지 참여하는 사람들로서 활동합니다. 또, 삶살리미의 대표적인 활동에는 청주의 기록문화, 생태, 그리고 첨단의 이미지를 살린 삼삶정원과 지속가능한 도시숲 관리를 위한 카페 삼삶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따로 또 같이 박동하는 삶은 삼삶숲에서 만나, 청주민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됩니다. 총 6개의 대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삶삼숲의 자연을 까꾸고 돌보는 자연학교,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하는 통합놀이터인, 삼삶놀이터, 그리고 삼삶숲과 지역에 대한 관심을 바로 바로 반영하고 기록 및 행동할 수 있는 녹색골목길 프로젝트와 GIS 대기질 개선지도, 일상과 도시숲을 밀착시키는 프로그램인 퇴근하고 삼삶숲 가자!도 있습니다. 또 최근 가파른 추세로 성장하고 있는 생성형 그림 AI를 활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삼삶숲의 변화를 표현하고 건의하는 청수삶100프로젝트까지 구상했습니다. 이 모든 공간 프로그램을 통해 삼삶숲이 청주민들의 삶의 일부가 되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이 다이어그램들은 저희가 계획한 공간과 공간별 프로그램이 실재 대상지에서 어떻게 연결되고 작동하는지를 담은 것입니다. 대상지 주변의 대학교와 산업단지, 대상지 자체의 경사도와 연결성, 접근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삼삶숲에 기능을 고려했고, 그 모습을 다음과 같이 그렸습니다.
‘도시의 숲은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삼삶숲 프로젝트를 이끌어준 가장 중요하고도 무거운 질문이었습니다. 긴 과정을 거치며 저희가 찾은 답은 ‘도시숲은 결국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꾼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삼삶숲을 통해 삶에 새롭게 애정하는 공간이 생기고, 잊었던 자연이 돌아오고, 비로소 시민 서로를 더 자주 마주하는 새로운 삶을, 숲의 형태로 제안하고자 합니다.
언젠가 숲의 형태로 청주민의 삶이 새롭게 박동하기를 바라며, 삼삶숲의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