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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금천을 따라 창경궁 남쪽 숲에 도착했습니다. 가장 처음 발견한 야생동물은 '박새'입니다. 두마리씩 짝을 지어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지금이 번식철이기 때문입니다. 흰 배를 가로지르는 검은색 넥타이 무늬와 푸른색 등을 가진 새입니다. 우리가 생각보다 작은 새들이면 맹목적으로 '참새'라고만 부르는데, 자세히 보면 이 친구들도 제각각 이름이 있습니다.
#05: 다음으로 만난 동물은 청설모입니다. 이번 생태팀 필드트립 중에 관찰된 유일한 포유류입니다. 박새와 마찬가지로 창경궁 남쪽 숲에서 관찰됐고요, 이쪽에는 청설모가 좋아하는 열매 열리는 나무가 많습니다. 산수유, 팥배나무, 산사나무, 잣나무 같이 야생동물이 좋아하는 나무들이 많기 때문에 야생동물 애호가들이 창경궁에 오면 꼭 경유하는 곳입니다.
#06: 사진에 보이는 새의 이름은 직박구리입니다. 마찬가지로 창경궁 남쪽 숲에서 발견했습니다. 산사나무 열매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필드트립 내내 창경궁 곳곳에서 관찰됐습니다. 우리한테는 컴퓨터 바탕화면의 폴더 이름으로 익숙한 새이기도 합니다. 직박구리는 우리나라 도시에 아주 잘 정착한 야생 동물입니다. 덕분에 공원, 아파트 단지, 경희대 캠퍼스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요, 창경궁에 오시면 박새 다음으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새가 직박구리입니다.
#07: 남쪽 숲에서 복쪽의 춘당지로 이동하면서 순호 팀장님이 했던 말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다른 동물 친구들을 보기 전에 잠시 소개하려 합니다. 앞쪽에 보이는 사진은 저희가 걸어온 길을 뒤 돌아서 본 풍경입니다. 창경궁의 모습이 널리 보이고, 남산 타워를 포함해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경험이었습니다. 창경궁에 여러 번 방문했던 팀장님이 오랫동안 모르다가 얼마 전 우연히 뒤를 돌았을 때 발견한 풍경이라고 하는데, 이 경험을 팀원들과 나누며 탐사를 할 때는 한 번씩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면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며 말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또, 탐사 중에 평소 자주 보지 못했던 야생 동물을 많이 마주치다보니 탐사팀 모두가 동물을 마주한 순간마다 놀라워하며 즐거워했는데요. 이때 팀장님이 야생 동물을 만났을 때는 차분하게 행동해 동물이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도록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08: 새로운 배움을 안고 만난 다음 동물은 원앙입니다. 원앙은 천연기념물로 등록되어 있는 보호종입니다. 창경궁 북쪽에 위치한 춘당지라는 큰 연못에서 암수 한쌍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이번 필드트립에 참여한 모든 팀원이 원앙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야생 오리는 덤불속 땅바닥에 둥지를 짓는 반면에, 원앙은 높은 나무 구멍 속에 둥지를 짓습니다. 그래서 구멍이 발달한 오래된 나무나 딱따구리가 뚫어놓은 나무구멍에 의존하는 번식방법을 채택한 새라고 합니다. 창경궁은 500여년간 보호된 오래되고 큰 나무가 많습니다. 이 점이 원앙 서식지로서 가장 큰 메리트입니다. 마치 서울에서 사는 원앙들에게는 창경궁이 레미안, 한남더힐, 시그니엘 같은 곳이라고 하면 더 잘 와 닿을까요?
이 친구들 사이 좋아 보이지 않나요? 앞이 수컷이고, 뒤가 암컷입니다. 원앙이 부부 금슬 좋은 새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원앙 수컷은 일부다처제에, 바람둥이입니다. 짝짓기가 끝나자마자 다른 암컷을 찾아다니는 경우가 허다하고요. 종종 수컷이 마지막으로 짝짓기한 암컷과 함께 육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암컷 혼자서 육아까지 합니다.
#09: 반면 딱따구리는 암수가 공동육아를 합니다. 한 시즌에 여러 이성을 만나지도 않고요.
춘당지 가장자리에 자라는 지름 70cm의 벚나무에 오색딱다구리가 구멍을 뚫어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순호 선배가 3년전 딱 이맘때 창경궁에서 찍은 오색딱다구리 수컷이라고 합니다. 왼쪽 사진은 암컷인데, 머리 뒤통수에 빨간 반점이 있으면 수컷이고, 없으면 암컷이라고 합니다.
#10: 저희는 필드트립을 통해 야생동물 자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법을 공유했고요, 더 나아가서 야생동물을 관찰하는 매너도 익혀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창경궁은 야생동물들이 도시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사례입니다. 이곳에 어떤 요소들이 야생동물들이 살아가기 이롭게 했는지, 또 관광객들은 아름다운 경관과 야생동물을 마주할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 슬라이드에 나와 있는 사진과 크로키 말고도, 필드트립에 와주신 모든 분들이 영상촬영, 소리녹음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창경궁의 자연을 기록해주셨습니다.
#11: 이렇게 답사를 마치고 나서 함께 했던 모든 팀원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과 필드트립을 통해 느낀점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경험을 살펴보면….. (여기서 발표자들이 눈에 띄는 경험 하나 골라서 읽어주고 넘어가면 됩니다.)
#12: 다음으로 느낀점에서는…..(여기서도 발표자들이 눈에 띄는 경험 하나 골라서 읽어주고 넘어가면 됩니다.)
#13: 앞선 경험과 느낀점을 해시테그로도 정리해 봤는데요, 파란색은 인상 깊었던 경험에 대한 것이고, 붉은 색은 느낀점에서 키워드를 뽑아 정리했습니다. 저희는 이번 필드트립을 통해서 야생동물과 수목의 모습을 보며 자연이 주는 즐거움과 셀렘을 경험했고,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트립은 기존에 생각해왔던 조경을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 보고, 다시 조경을 즐겁게 배우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미래 조경가로서 고민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하게 배웠던 것은 (슬라이드 한 장 넘기기)
#14: ‘조경이 인간만을 위한 학문이 아니다’라는 점이었습니다. 조경 행위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등 다양한 주체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이 때문에 조경은 공생을 늘 고민해야하는 학문임을 깨달았습니다.
#15: 이렇게 유의미하고 즐거웠던 답사를 마무리하고, 저희는 창경궁 근처의 ‘천하보쌈’이라는 팀장님의 비밀 맛집에 방문했습니다. 대기 줄이 조금 있었지만, 보쌈과 김치, 그리고 막국수의 조화가 아름다운 맛집이었습니다. 세이아 회원분들도 나중에 창경궁에 가신다면 방문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16: 이번 생태팀에 함께하지 못하신 분들도 이후 창경궁에서 야생동물과 정원, 그리고 조경가의 관계에 생각해보시기를 권하며 발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