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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상명오빠와 함께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서 상영하는 ‘학교 가는 길’을 봤다. 독일 하계 연수 공모전으로 영상을 한차례 찍고 편집하다 바삐 움직여 본 까닭인지 그 영상이 더 애틋했다. 영화는 용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감상을 적는 공간이 아닌데, 자꾸 요즘따라 작품보다 자기 고백을 하는 느낌이다. 장애 학생들의 학교 가는 길을 따라 이어지는 다큐멘터리는 어머니들의 투쟁으로, 분노와 절망으로, 사회의 문제를 꼬집고 쫓아간다. 장애 학생들의 부모와 지역 사람들의 대립이 영화 내내 등장했다. 잔인한 말들을 그들에게 내뱉고 혐오와 자기 이익과 자기 연민에 물들어 있었다. 그들이 연신 자신은 그런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록 더 없이 그래 보였다.
몸부림을 치는 모습들이 나올 때마다 나는 울어야 했다. 그리고 마음 한켠이 계속 아팠다. 나는 어쩌자고 아무 연고가 없는 이 판에 뛰어들겠다 한 것이며, 어떻게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의 연속에 스스로를 내던지고자 하는가. 내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맞나. 내가 필요는 한것일까하는 누구에게도 묻기가 부끄럽고 어려워 하지 못했던 말들을 이 영화에 대고 끊임없이 외쳤던 것이다. 스크린에 튕기는 나의 날선지 모르는 조악한 질문들이 언젠가 저들의 올곧은 투쟁 소리를 닮아 가기를. 그들이 했던 것처럼 외롭고 억센 그 길을 따라가고 싶었다. 학교 가는 길을 나도 만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