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V 임팩트 레터 17 [시니어 세대를 위한 디자인]
2023.02.23
임팩트 레터 리뷰를 시작하며
올해로 연세가 81세 되시는 할머니와 함께 산지,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누군가의 노년에 일부가 된다는 것은 마냥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삶은 나에게 꽤 다양한 방향으로 세상을 감각할 수 있도록 허락해줬다. 오늘 다룰 임팩트 레터 ‘시니어 세대를 위한 디자인’은 나의 할머니, ‘김윤희’ 여사님을 생각하며 썼다.
할머니께서는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무릎과 같은 관절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산책을 할 때, 장을 볼 때, 화장실을 이용할 때 등을 가리지 않고 넘어지셨다. 일상 생활에서 점점 쉽게 균형을 잃고, 걷기 불편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 모두가 이제 ‘지팡이’가 필요한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할머니께서도 그 문제에 대해 동의를 하는 듯 하셨고, 나를 포함한 가족들 모두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산책을 다녀 온 후에 나에게 풀이 죽은 듯 말을 건냈다.
“원래는 이거(지팡이) 없이도 잘 돌아다녔는데, 쪽팔려서 못 다니겠다.”
“헉 할머니 죄송해요. 내가 그 생각을 못 했어요.” 그렇게 나의 사과를 필두로 온 가족이 모여서 지팡이 사용에 대한 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단 집 내부에서는 미끄러질 만한 요소를 제거하거나 대체했고, 할머니께서 외부 활동을 하실 때는 누군가와 함께 동행을 하는 등 일단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보조기구의 사용을 늦추는 걸로 했다. 그리고 만약 보조기구가 더 필요해지면 같이 다시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고 말이다.
‘시니어 세대를 위한 디자인’을 요약하며
할머니의 말 한마디는 나를 이 임팩트 레터로 이끌었다. 레터의 첫 문장이 ‘노인은 노인처럼 보이고 싶지 않거든요’.이임팩트 레터 리뷰를 시작하며니까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웃음) MSV의 디자인 인사이트를 짧게 소개를 해보면, 이번 글은 Don Norman(돈 노먼)을 통해 ‘시니어 세대를 위한 아이디어’를, Jeff Johnson(제프 존스)와 Kate Finn(케이트 핀)을 통해 ‘고령화 인구를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마지막으로 메타와 에어비앤비를 통한 ‘디자인 인사이트’를 다루고 있다.
가장 먼저 Don Norman(돈 노먼)은 현재 노인들이 보조기구 사용하기를 꺼려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그것은 보조기구 사용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사용자들을 ‘늙고 병약한 사람’이라고 인식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할머니께서 처음으로 사용하셨던 쇠 지팡이를 생각하니 내가 할머니였어도 그걸 사용하느니 차라리 집에 머물지 않았을까 하며 반성하게 됐다. 돈 노먼의 말처럼 확실히 ‘보조기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인 만큼, 이를 개선한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으로는 Jeff Johnson(제프 존슨)과 Kate Finn(케이트 핀)의 고령화 인구를 위한 사용자 중심 인터페이스와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들은 접근성 문제에 대해서 깊게 고민을 하며 음성인식 기술이나 폰트를 디자인할 때도 고령층에 대한 상당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노인을 대상으로 최근 음성 인식 인터페이스의 발달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회적 고립부터 비상상황 발생시까지 사용자에게 쉽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한편, 최근 아래와 같이 선이 얇거나, 연한 회색 폰트가 유행을 타고 있는데, 이러한 유행이 노인과 저시력자 등의 접근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옅은 회색 폰트의 예시
마지막으로는 임팩트 레터에서 다룬 메타(by Rebecca.V)와 에어비앤비의 사례의 디자인 인사이트를 정리하려고 한다. 메타의 사례에서는 다양한 조건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문해력을 고려한 질적연구가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 문화가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 디지털 체계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에서 인사이트를 얻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때, 디지털 문해력이란 단순히 디지털 정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디지털 정보를 평가 및 판단하고 이를 토대로 새롭게 창출해내는 역량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에어비앤비에서는 ‘심리적 안정과 개인의 존엄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었다.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Frontline Stay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단지 의료진뿐만 아니라, 노인의 심리적, 인지적 특성을 고려한 디자인과도 유사하다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해석됐다.
<디지털 문해력 연구에서 고려해야할 것>
1.
참여자 그룹에 다양성을 담아라
2.
소통의 방해물을 제거하라
3.
명료한 언어를 사용하라
4.
문헌 조사를 통해 적절한 질문을 준비하라
<트라우마 이해 기반 디자인 원칙 5가지>
1. 심리적인 안정
2. 정보에 대한 명료성
3. 개인의 의지를 존중하는 선택권
4. 관계에 초점을 맞춘 메세지
5. 디지털 접근성 약자를 고려하는 형평성
밑줄 그은 문장과 생각
글을 쓰는 내내 할머니의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할머니의 현재 모습을 넘어 나의 부모님이, 또 언젠가는 내가, 노인으로 불릴 세상을 떠올렸다. 내가 철 지팡이를 짚고 동네를 돌아다니고, 전동 휠체어를 타고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받는 생각을 말이다.
‘노인은 노인처럼 보이고 싶지 않거든요.’
돈 노먼의 말과 할머니의 말이 나의 뇌리를 깊게 스친다. 노인도 똑같은 사람인데, 왜 그들이라고 해서 더 편하고, 더 멋진 디자인을 원치 않는다고 단정했을까? 점점 더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생각해야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포용성’임을 다시금 느낀다.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제프 존슨과 케이트 핀이 소개해준 것처럼 음성인식 기술과 같이 고령화 인구를 포함한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할머니께서 앞으로 살아갈 날 들을 내가 디자인으로 응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꾸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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