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31
MSV 소셜임팩트 시리즈 4호 ‘안전’을 소개하며
‘안전’이라는 가치는 사실 모든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할 가치 중 하나이다. 특히 예로부터 미적인 영향력이 중시되었던 ‘디자인’의 영역에서도, 안전이라는 가치를 고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현재 우리는 작은 부상에서부터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위협까지 공존하는 세상에 살면서 안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소개하는 MSV 소셜 임팩트 시리즈 4호는 ‘안전’의 사회적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가치를 실생활에 적용한 매력적이고 놀라운 사례들을 함께 제시했다. 특히, 안전 취약계층이 겪고 있었던 다양한 이슈를 제시하면서 사용자 중심의 해결책을 낸 국내외 디자인 사례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이 모두에게 보장되고 있는지 다시금 뒤돌아 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아래에 책에서 읽은 인상 깊은 문장 하나를 소개한다.
상대적인 안전 체감과 관련해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장애인, 어르신, 어린이 등 안전 취약계층과 관련된 이슈다. 오감 중 어느 한 부분 이상 제약이 있다면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 대피하는 데 치명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MSV ‘안전’ 7쪽
필자가 이 문장을 통해 안전에 대해서 기본적인 인식은 현 사회에서 꽤 널리 퍼져있지만, 안전에 대해서 특히 취약할 수 있는 사람들의 경험을 알고, 그 경험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안전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MSV 4호 ‘안전’의 목차. 모두를 위한 공간과 안전, 데프스페이스 가이드 라인, 범죄 예방 디자인과 관련된 내용과 인터뷰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MSV ‘안전’을 통해 ‘모두를 위한 데프스케이프’로 들어가며
이미 앞선 글에서 데프 스페이스(Deaf Space)와 시각장애인 아동들을 위한 학교 디자인에 대해서 언급했기 때문에 오늘은 그 다음으로 마음에 와 닿았던 ‘데프 스케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조경을 배우고 있는 나로서는 ‘데프 스케이프(Deaf Scape)’라는 개념은 정말 정말 반가운 개념이었다. 데프 스페이스에서 개념을 발전시킨 ‘알렉사 본’(Alexa Vaughn)의 인사이트가 대단한 발견으로 다가왔다.
‘안전’호에 수록되어 있는 알렉사 본의 인터뷰 . 모두를 위한 데프스케이프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다.
데프 스케이프란 대부분 실내 건축과 건물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포용적인 공간을 외부공간으로도 확장시킨 것을 의미한다. 알렉사는 청각 장애인들의 경우, 대부분 청각을 중심으로 된 소통 방법 보다는 시각을 활용하여 수어나 구어를 활용한 것을 사용함을 강조했다. 때문에 도시 공간이 청각 장애인들을 포함한 포용적인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시각적이고 촉각적인 지표나 지형지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청각장애인을 위해 데프 스케이프 메뉴얼을 도입한 사례는 다른 신체장애인이나 신경다양성 커뮤니티 등 많은 구성원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결과를 만들어냈음을 강조했다. 인터뷰를 읽으면서 그녀가 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와 경험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방식에 매료됐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질문과 응답은 이 두 가지 부분이었다.
데프 스케이프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지만, 사람들의 필요가 각각 다를 수도 있다는 말씀이 인상 깊네요. 그렇다면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이란 어떤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누구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 안전한 공간인 것 같아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모든 디자인 요소의 통합이 가장 중요해요. 여기 접근성 요소 하나, 저기 하나 두는 게 아니라 모든 요소를 총체적으로 묶어서 고민하는 거죠. 데프 스케이프 원칙으로 실현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통합적인 디자인이에요. 또 다른 우선순위는 선택지를 충분히 제공하는 거예요. 장애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기 때문이죠. 조명을 예로 들자면 다양한 높이, 조도, 형태 등 그 공간을 즐길 방법을 다채롭게 고민해야 해요. 장애인 커뮤니티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접근성 기준을 부가적인 사항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공공시설처럼 정부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누구든 의무 사항 보다는 창의적인 것, 재미있는 것에 더 관심 있으니까요. 그래서 접근성을 하나의 창의적인 도전으로 바라보라고 격려하곤 해요. 또 창의적인 접근성 디자인의 해답은 장애인 커뮤니티가 쥐고 있다는 사실도 널리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모두의 안전에 내가 함께할 수 있다면
2개월 동안 MSV 임팩트 메이커스로 활동하면서 여러가지 포용적인 디자인과 접근성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지만 그 디자인들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덜 고민해봤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알렉사의 말과 MSV의 ‘안전’에 담긴 가치가 나와 계속 맞닿아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본격적으로 조경 설계와 디자인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장애인에 대한 공간이 필요함은 알고 있지만, 이걸 통합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정원’ 등으로 공간 사용자를 구분하는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솔직히 말해서 아직까지는 조경이라는 학문이 책에서 소개한 안전 취약계층에서 다가가야할 날들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꾸준히 ‘안전’호가 전해준 가치를 기억하고 있으면 알렉사와 다른 건축가, 디자이너들처럼 실질적으로 포용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했다.
이런 악상황에서도 창의성을 잃지 않고 꾸준히 접근성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실제 사용자와 함께 검토하며 의견을 주고 받는 도과전ㅇ이 정말 대단해보였다. 앞으로 내가 미래에 조경가가 되어 클라이언트와 이렇게 직접적으로 포용적인 공간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셜임팩트 시리즈를 더 가까이서 즐기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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