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V 임팩트 레터 19 [색맹인 사람을 위한 디자인]
2023.03.04
임팩트 레터 리뷰를 시작하며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더 글로리>에서는 적록색약을 지닌 캐릭터가 등장한다. 쉽게 유튜브나 SNS에서 그 캐릭터를 분석한 글이 올라오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작품의 인기에 편승해 색약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한 듯하다. 이 덕분에 색약과 색맹에 대해 무지했던 나에게도 이 것이 하나의 계기되어, 앎의 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
‘시각에 장애가 있다’는 말은 과거의 나에게는 곧 ‘전맹’을 의미하곤 했다. MSV 임팩트 메이커스 활동을 하면서 ‘아 이제는 시각 장애에 정도나 유형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임팩트 레터를 읽고 나서 ‘색약이나 색맹’의 경험에 대해 충분히 생각치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아직 한참 멀었구나.’하면서도 ‘이렇게 알아가서 다행이다, 정말.’하며 나의 부족에 대한 한탄과 안도의 한숨을 동시에 내뱉으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나오는 적록색약 캐릭터(좌)와 그가 착용하는 크로마젠 렌즈. 이 렌즈는 동공이 위치하는 부분에 빨간색으로 처리가 되어있어, 적과 녹의 대비를 강하게 해줘 시각을 약간 보정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색맹인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요약하며
색은 디자인에 있어서 미(美)를 더해주기도 하지만, 정보를 전달하는 가장 직관적인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번 MSV 레터에서는 ‘색’과 관련하여 웹 UX writing 디자인을 하는 Allison Shaw(앨리슨 쇼)와 Tom van Beveren(톰 반 배버렌)의 인터뷰가 담겨 있었다. 이를 통해 색이 누군가에게는 이해를 돕는 요소인 반면, 색의 사용이 누군가의 불편과 불가능을 만들 수 있음을 배웠다.
본론에 앞서, 색과 UX 디자인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색맹과 색약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MSV 레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색맹이라 불리는 전색맹은 명암의 정도만 구분하고 색을 구분하지 못한다. 한편, 색약은 적색약, 녹색약, 청색약으로 분류할 수 있다. 색을 인지할 수 있으나 그 대비가 크지 않아 명확한 색을 볼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포용적인 디자인을 위해서는 경험을 하는 주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시니어들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앨리슨은 먼저 장애가 그렇게 ‘특수한 상황’이 아님을 설명한다. 일상적으로 모두가 잠깐이라도 경험할 수 있는 불편한 경험이 모두 장애를 가진 사람이 느끼는 경험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여 제품이나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소외 받는 사람들의 경험을 디자인에 녹여내는 것이 결국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이끎을 주장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소프트웨어 상태에서 포용적인 디자인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다. 앨리슨은 이렇게 말했다.
“우선 색깔을 경험하는 방식이 다양하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명암만을 구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정 색깔을 구분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색깔을 사용자와의 소통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삼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색’만’ 사용하지 않으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한다. 글자의 크기와 두께를 조절하거나, 다른 글씨체를 사용하고, 아이콘이나 선을 사용하는 방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앨리슨의 제안은 점차 확장되고 있는 현재 디지털 시대에 큰 의미가 있다. 색맹 혹은 색약뿐만 아니라 저시력자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간단한 아이콘과 설명을 통해 색상으로 구분을 못하더라도 정보를 인지할 수 있게 해놓았다. 왼쪽에 있는 사진은 비색약인이, 오른쪽의 사진은 색약인이 봤을 때 보이는 색상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색맹 UX writer로 일하는 톰의 인터뷰가 등장한다. 그는 “색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과 ‘색을 구분하지 못해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어요. 후자는 디자인 실패의 결과이죠.”라고 말한다.
모든 사용자가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톰이 강조하는 것은 ‘대비와 색채’이다. 색약인들은 전색맹과 달리 색이 서로 다름을 인지할 수 있기에 강한 색채 대비는 그들이 어떤 색을 인지할 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다음으로, 색채를 사용할 때 단지 색만을 유일한 소통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 인구의 4%가 색맹인 만큼, 그들의 불편을 인식하고 비포용적인 웹 인터페이스를 점차 수정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밑줄 그은 문장과 생각
MSV 임팩트 메이커스로 활동을 하게된지 1달이 넘은 지금, 써왔던 글을 보면 스스로가 조금씩 발전한 것을 느낀다. MSV 활동을 하기 전에 내가 썼던 글과 지금 쓰고 있는 다른 글들에서도 그 차이를 조금씩 찾을 수 있다. 분명 첫 글의 이미지 아래에는 대체 텍스트가 없었고, ‘관점’과 ‘보인다’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또, 글자의 색을 바꿔가며 글의 내용를 강조했다. 하지만, MSV 시리즈와 임팩트 레터를 통해 포용적인 인사이트를 배워가면서 내 글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포용적인 디자인에 대해 배우고 느끼다 보니 점점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방법에도 신경을 쓰게 되었다. 오늘도 색이라는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를 어떻게 포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배울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오늘의 임팩트 레터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한 줄은 아래의 문장이다. 레터의 중심을 잡아준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주장한 부분인데, 이 말이 나의 기억과 행동에 오래 남아 배기를 바랐다. 마치 앞선 MSV의 다른 인사이트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색깔을 사용자와의 소통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삼으면 안 됩니다.
비어 있는 줄도 모르고 넘겼던 도화지 구석구석에 빈 곳을 채워가는 느낌이다. 글을 마치는 순간마다 자꾸만 더 크고, 넓고, 깊은 세상을 마주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리고 실제로도 마주하고 있어서 그게 벅차도록 감사하다.
이번 MSV 임팩트 레터(뉴스레터) 바로가기
#MSV #MSV인클루시브디자인인사이트 #인클루시브디자인 #MSV임팩트레터
MSV 임팩트 메이커스는 포용적인 디자인을 위한 데이터 수집, 인터뷰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선한 영향력을 전달할 수 이는 코넨츠를 작성합니다. 해당 리뷰는 MSV 임팩트 메이커스 1기 활동으로 소정의 활동비를 받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