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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이길보라 저.
그러나 그 순간은 슬프지도 안타깝지도 않다. 이쓰키는 음악을 듣고 사이토는 음악을 볼 뿐이다. 7
농인만의 고유한 언어인 수어로 만든 문학을 수어문학이라 부르는데 농인의 내러티브를 농인의 언어를 통해 여러 이야기 형식으로 만든 작품을 뜻한다. 그중 수어시(Sign Laguage Poetry)는 수어의 어휘와 문법을 사용하는 동시에 수어를 사용하는 방식과 표현을 매번 새롭게 창조하는 작품이다. 31
<재일 조선인> 저는 하나의 조선이 나의 민족이라고 배웠고 그렇게 생각해요, 국경을 넘나들기 위해 국적을 선택했을 뿐인데 저의 민족 중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총을 겨눠야 하는 거예요. 53
오드리 로드<시스터 아웃사이더>
“주인의 도구로는 결코 주인의 집을 무너뜨릴 수 없다”고 썼다. 나는 모어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모어와 모국어를 오가며 기존의 집을 무너뜨린다. 59
불법체류자 혹은 불법체류자의 아동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편견을 허락하지 않는다.
한국어로 사고하고 한국어로 소통하며 살아가는 이주 아동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한다. 누가 적법한 ‘한국인’이 되고 무엇이 ‘한국인’을 구성하는 걸까. 62
장애와 질은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만들어진다. 어떤 고통은 사회적인 담론이 되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다. 누가 그것을 어떻게 결정하는가? 당신과 나의 고통은 보다 적극적으로 기록되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여기서부터 다시 쓴다. 75
우리는 어떤 몸과 언어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세상을 바라보는가. 101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은 두 개의 자아를 가져야 하는데, 대상과 진심을 나누고 신뢰를 쌓는 주관적 자아가 있는 한편,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의심하며 판단하는 객관적인 자아도 있어야 한다. 127
손가락 하나 까딱해 신용카드로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면 내가 사회 운동과 공동체에 참여한다는 일종의 정치적 판타지를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라이프 스타일로서의 사회 운동이 가능할까’를 질문해야 한다. 139
국회의원 및 당대표, 대통령이 되는 것만이 정치의 목표 지점인 것처럼 말한다면 그건 정계에서의 정치가 다른 분야에서의 정치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리는 보다 넓은 의미에서 ‘정치’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하며 누구나 각자의 영역에서 정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156
이들은 필요한 법만을 발의하고 시급한 일에 목소리를 내며 정치인으로 일한다. 정치하는 사람은 타고나지 아니한다. 을 찾기 위해 택하는 것이 바로 정치다. 여성은 몫을 찾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정치한다. 160
남순아 감독
“유독 여성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사적 다큐멘터리 영화로 분류되면서 다양한 사회적 담론과 연결되지 못한 채 고립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지적하며, 사적 다큐멘터리라는 분류는 젠더화되어 있으며, 은연 중에 그 다큐멘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덜 중요한 것’, ‘사소한 것’으로 만든다.” 193
시네마 베리터(Cinema Verite)형식으로 담는다. 시네마 베리테는 단지 사건을 기다리며 관찰하는 태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사건이나 상황을 유발시키고 그 과정을 통해 삶의 진실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의 직접성을 추구하는 장르이다. 197
김옥영 작가
“지극히 개인적인 소재를 다룬다 하더라도 ‘나’의 현실이 얼마나 ‘우리 모두의 현실’을 환기할 수 있느냐, 얼마나 문제 의식을 확장할 수 있느냐에 그 성취가 달려있다.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