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과 정원, 고속도로에서 숨쉬다.
움직여도,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은 느낌’
멈춰야 보이는 것들
멈춤과 가속
경쟁이 만연하고 과열된 사회에서 우리는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불안에 떨곤한다. 누군가 앞서 나간다는 것은 곧 나의 뒤쳐짐을 의미하며, 나의 멈춤은 부끄러운 것이니까.
우리가 상대의 속도와 움직임을 그대로 즐기지 못한 것은 언제부터 일까. 흐르는 세상의 박동을 즐기지 못하게 된 것은. 아마 오직 속도가 생명의 태동이 아닌 과열과 과속으로 정의되는 순간부터였겠지.
1) 하지만 우리가 서로가 아닌 자연의 속도로 세상을 정의하기 시작하면 어떨까. 새가 나는 모습을 보며 감탄하고, 물이 흐르는 모습에 즐거워하고, 꽃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반갑게 느린 숨을 쉬겠지.
2) 하지만 우리가 움직여도, 움직이지 않아도 즐거울 수 있다면 어떨까. 마치 어렸을 적 모두가 얼음땡을 하며 놀았듯이. 술래는 빠른 속도로 달리며 스릴을 즐기고, 얼음이 된 사람들은 즐거운 긴장감으로 땡을 기다렸 던 것처럼. 멈춰도, 멈추지 않아도, 상대가 멈춰도, 멈추지 않아도, 우리 모두 즐거울 수 있겠지. 마치 고속도로처럼 나와 남의 속도에 시달리던 삶도,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길이 되겠지.
초속정원
잠자코 흐르는 세상을 보려 나는 우뚝 섰다